- 작성일 :10-05-24 11:47 / 조회 :5,480
[광주드림] 걸을 때 다리에 힘이 빠지고 저린다면?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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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다가온 듯 하더니 어느새 초여름이 다. 집 근처 공원이나 산책로에는 가벼운 걸음으로 운동하는 모습들이 자주 눈에 띈다. ‘걷는 계절’이라는 말이 새삼 실감나는 요즘이다. 하지만 어르신들에게 걷는 운동이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얼마 전에 70대의 한 어르신께서 “가끔씩 허리가 아프긴 했었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불편함이 없었는데, 최근 들어 다리가 저리고 마비되어 걷다 보면 주저앉을 것 같아 쪼그려 앉거나 선 채로 쉬었다 가기를 반복한다”며 찾아 오셨다.
걸을 때 다리에 힘이 빠지고 저리는 증상은 중년 이상의 나이에서는 비교적 흔한 증상이다. 드물게 다리의 혈관 이상이나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화끈거림, 저림, 마비 등의 증상이 올 수는 있지만 대부분 원인은 다리 자체보다 허리에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척추관 협착증인데, 이는 퇴행성 변화로 두꺼워진 척추 인대, 비후된 척추관절뼈, 추간판 팽윤이나 탈출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통로가 좁아져 신경이 압박되어 발생한다.
신경관 속 신경의 흐름을 수도관 속 물의 흐름에 비유할 수 있다. 수도관이 좁아지면 물의 흐름이 원활치 않아 물줄기가 약해지는 것처럼, 신경관이 좁아지면 신경 소통이 어려워져 먼 거리를 걷거나 빨리 걸어야 할 때 상대적으로 신경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결국 쉬었다 걸어가는 것을 반복할 수밖에 없고 걸을 수 있는 거리는 점차 짧아져 척추관 협착증이 심한 분들은 여럿이 같이 걸어가야 하는 단체 관광이나 계 모임을 멀리하게 되고, 심지어 집 밖으로 나가기도 꺼려한다. 진단은 정밀검사인 척추 MRI 검사를 통해 협착증이 어느 부위에서 얼마나 심한지,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한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만큼 심한 상태인지, 동반된 다른 척추 질환은 없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어 척추관 협착증 진단에 필수적이다.
과거에는 노화의 과정이라 여기고 특별한 치료 없이 견뎠지만 최근에는 미세 현미경 수술의 도입으로 좁아진 신경통로를 간단히 넓혀줌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 척추관 협착증은 어르신들께 많이 발생하므로, 최근에는 한쪽에서만 피부와 근육을 최소화하여 절개하고 미세 현미경 하에서 신경관의 양쪽을 충분히 감압하여 넓히는 수술 방법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가끔, 척추 관절이 약해져 척추뼈 분절이 앞(배)쪽으로 틀어지는 척추전방전위증과 동반된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미세침습적 방법으로 틀어진 뼈를 제 위치로 맞춘 후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수술(미니 고정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이러한 미세 현미경 수술이 보편화되어 안전하게 수술을 시행할 수 있고 수술 다음날부터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경과가 좋고 회복이 빨라 특별한 합병증이나 후유증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물론, 수술적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거나 감각·운동 마비, 대소변 장애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있는 약 10%의 환자들에게 적용된다. 척추관 협착증은 갑자기 심해지지는 않지만 꾸준히 진행하는 양상을 보이므로 자칫 치료 시기를 지나쳐 신경 기능이 너무 떨어지게 되면 적절한 감압 수술 후에도 신경 기능 회복이 더뎌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으므로 오래 걷지 못하시는 어르신들께서는 꼭 척추전문의를 찾아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좋겠다.
김연성 <광주새우리병원 원장>
봄이 다가온 듯 하더니 어느새 초여름이 다. 집 근처 공원이나 산책로에는 가벼운 걸음으로 운동하는 모습들이 자주 눈에 띈다. ‘걷는 계절’이라는 말이 새삼 실감나는 요즘이다. 하지만 어르신들에게 걷는 운동이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얼마 전에 70대의 한 어르신께서 “가끔씩 허리가 아프긴 했었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불편함이 없었는데, 최근 들어 다리가 저리고 마비되어 걷다 보면 주저앉을 것 같아 쪼그려 앉거나 선 채로 쉬었다 가기를 반복한다”며 찾아 오셨다.
걸을 때 다리에 힘이 빠지고 저리는 증상은 중년 이상의 나이에서는 비교적 흔한 증상이다. 드물게 다리의 혈관 이상이나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화끈거림, 저림, 마비 등의 증상이 올 수는 있지만 대부분 원인은 다리 자체보다 허리에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척추관 협착증인데, 이는 퇴행성 변화로 두꺼워진 척추 인대, 비후된 척추관절뼈, 추간판 팽윤이나 탈출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통로가 좁아져 신경이 압박되어 발생한다.
신경관 속 신경의 흐름을 수도관 속 물의 흐름에 비유할 수 있다. 수도관이 좁아지면 물의 흐름이 원활치 않아 물줄기가 약해지는 것처럼, 신경관이 좁아지면 신경 소통이 어려워져 먼 거리를 걷거나 빨리 걸어야 할 때 상대적으로 신경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결국 쉬었다 걸어가는 것을 반복할 수밖에 없고 걸을 수 있는 거리는 점차 짧아져 척추관 협착증이 심한 분들은 여럿이 같이 걸어가야 하는 단체 관광이나 계 모임을 멀리하게 되고, 심지어 집 밖으로 나가기도 꺼려한다. 진단은 정밀검사인 척추 MRI 검사를 통해 협착증이 어느 부위에서 얼마나 심한지,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한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만큼 심한 상태인지, 동반된 다른 척추 질환은 없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어 척추관 협착증 진단에 필수적이다.
과거에는 노화의 과정이라 여기고 특별한 치료 없이 견뎠지만 최근에는 미세 현미경 수술의 도입으로 좁아진 신경통로를 간단히 넓혀줌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 척추관 협착증은 어르신들께 많이 발생하므로, 최근에는 한쪽에서만 피부와 근육을 최소화하여 절개하고 미세 현미경 하에서 신경관의 양쪽을 충분히 감압하여 넓히는 수술 방법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가끔, 척추 관절이 약해져 척추뼈 분절이 앞(배)쪽으로 틀어지는 척추전방전위증과 동반된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미세침습적 방법으로 틀어진 뼈를 제 위치로 맞춘 후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수술(미니 고정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이러한 미세 현미경 수술이 보편화되어 안전하게 수술을 시행할 수 있고 수술 다음날부터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경과가 좋고 회복이 빨라 특별한 합병증이나 후유증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물론, 수술적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거나 감각·운동 마비, 대소변 장애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있는 약 10%의 환자들에게 적용된다. 척추관 협착증은 갑자기 심해지지는 않지만 꾸준히 진행하는 양상을 보이므로 자칫 치료 시기를 지나쳐 신경 기능이 너무 떨어지게 되면 적절한 감압 수술 후에도 신경 기능 회복이 더뎌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으므로 오래 걷지 못하시는 어르신들께서는 꼭 척추전문의를 찾아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좋겠다.
김연성 <광주새우리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