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척추질환으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환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중 하나가 "레이저로 수술하고 싶어요.", "레이저로 수술해 주세요."다.
환자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아마 이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 상당수도 마차가지일 것이다- 레이저를 이용한 척추 수술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레이저는 에너지가 한 점으로 응축된 빛으로서 아르곤, 헬륨, 탄산가스, 제논, 홀뮴 야그, 네오디늄 야그 같은 물질을 광선, 전기, 열 혹은 화학적으로 자극하면 그 물질들의 원자가 광자 형태로 증폭된 에너지를 특수한 빛의 형태로 만들어 방사, 송출시키는 것을 말한다.
척추분야에서 많이 사용되는 탄산가스나 홀뮴 야그 레이저는 머리카락보다 가는 굵기의 빛을 0.1~0.3mm의 장소에 정밀하고 정확히 초점을 맞추어 에너지를 집중시켜 병변을 수축, 기화시켜 제거하는 일을 한다. 다시 말하면 레이저란 고에너지를 가진 빛으로 만든 메스(수술용 칼)다.
대부분 환자들이 가지는 레이저에 대한 오해는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을 마치 종양 등을 치료할 때 이용하는 방사선 치료처럼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투과시켜 병변을 치료하거나 모든 척추 질환을 레이저를 이용해 수술할 수 있다고 막연히 기대하는 것이다.
척추 질환에서 현재까지 레이저를 이용해서 수술할 수 있는 질환은 디스크 병으로 알려진 경추, 흉추, 요추부 수핵탈출증에 국한되어 지는데, 레이저를 이용한 내시경적 수핵제거술이나 미세현미경적 수핵제거술 등이 이에 해당되고 그외에 비교적 흔한 척추질환인 척추관 협착증(뼈나 인대 등이 두꺼워져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는 질환)이나 척추 전위 및 불안정증(척추가 흔들리거나 균형이 비정상적인 상태)등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편적으로는 해당 되지 않는다.
이처럼 레이저는 모든 척추질환에 전신마취나 피부절개 없이 손쉽게 시행할 수 있는 주된 치료방법이 아니라, 수술용 칼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협소한부위에 있거나 수술용 칼로 제거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는 어려운 병변 등을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아주 편리한 수술도구로 이해하는 편이 바람직하겠다.

홍준기 <광주우리들 병원 원장> 603-8000